로또 판매점은 누구나 차릴 수 없다
연 2200만 원. 동행복권이 최근 4년 사이 새로 문을 연 로또 판매점 한 곳의 평균 수수료 수입으로 공고에 적어둔 숫자다. 신규 판매인을 모집할 때마다 동행복권은 이 금액을 안내문에 박아 넣는다. "경제 여건과 소득 수준을 고려해 신청하라"는 단서와 함께.
복권방을 하나 차리고 싶다는 사람은 늘 있다. 명당 사장님이 떼돈을 번다거나 한번 자리 잡으면 평생 간다는 이야기가 그 마음을 끈다. 그런데 조건을 들여다보면 그림이 영 다르다. 우선 신규 판매인의 열에 아홉은 일반인이 아니다. 받은 자격을 사고팔 수 있는 것도 아니고, 1등이 터졌다고 판매점 통장에 돈이 더 들어오지도 않는다.
복권 판매점은 우리가 '장사'라고 부르는 것과 거리가 있다. 구조적으로 보면 사업 모델이라기보다 복지 제도에 가깝다.
로또 판매권은 90%가 취약계층 몫이다
동행복권이 2024년 모집한 신규 온라인복권 판매인은 1463명이었다. 여기에 예비후보 488명이 더해졌다. 이 가운데 90%가 '우선계약대상자'에게 배정된다. 장애인, 독립유공자와 국가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 가족 세대주가 여기 해당한다. 나머지 10%만 차상위계층 확인서를 낼 수 있는 사람에게 돌아간다.
정리하면 신규 로또 판매점은 사회 취약계층의 자립을 돕는 통로로 짜여 있다. 일반인이 "장사가 되겠다" 싶어 새로 뛰어들 자리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신청 자격이야 만 19세 이상이면 충족되지만, 그 앞을 90 대 10이라는 벽이 막고 선다.
영업 지역도 동행복권이 정한다. 2024년 모집은 전국 160개 시·군·구로 한정됐다. 시장 규모가 작거나 이미 포화된 곳은 빠진다. 신청자가 "여기서 하겠다"고 고르는 게 아니라, 열려 있는 자리 가운데 선택하는 방식이다.
한번 받은 자격은 사고팔 수 없다
로또 판매점에는 권리금 시장이 없다. 정확히는 만들어질 수가 없는 구조다. 동행복권은 판매인으로 선정된 사람이 직접 운영해야 한다고 못 박는다. 어떤 경우에도 제3자에게 영업권을 넘기거나 전매하거나 위탁 운영을 맡길 수 없다. 정당한 사유 없이 폐업해도 불이익이 따른다.
이 조항 하나가 복권방의 성격을 결정한다. 보통의 자영업이라면 권리금을 주고 자리를 사들이는 시장이 형성되지만, 로또 판매권은 그 거래 자체가 막혀 있다. 부모가 하던 복권방을 자식이 그대로 물려받는 일도 제도상 불가능하다. 자격은 사람에게 붙는 것이지 가게에 붙는 게 아니다.
비유하자면 운전면허에 가깝다. 면허는 내가 받은 것이고 남에게 빌려주거나 팔 수 없다. 로또 판매권도 그렇게 다뤄진다. 동행복권과 개인 사이의 계약일 뿐, 사고파는 자산이 아니다.
복권 판매권은 가게가 아니라 사람에게 붙는다. 그 자리를 지키기로 한 사람에게. — 출처: Unsplash / Aboodi Vesakaran
수수료는 판매액의 5%, 그게 전부다
판매인이 가져가는 몫은 정해져 있다. 동행복권이 지급하는 수수료는 판매액의 5.5%. 다만 그중 0.5%는 부가가치세 몫이라, 판매점에 실제로 남는 비율은 5%다. 1만 원어치를 팔면 550원이 들어오고, 그중 50원은 세금으로 나간다. 손에 쥐는 건 500원인 셈이다.
이 비율은 매출이 아무리 커져도 그대로다. 한 달에 1억 원을 파는 큰 판매점이라면 수수료 수입은 월 500만 원을 조금 넘는다. 동행복권이 공고에 적어둔 신규 판매점 평균은 연 2200만 원, 달로 따지면 180만 원 안팎이다. 매출로 되짚으면 한 달 3600만 원어치 정도를 파는 셈이니, 월 1억 원어치가 팔리는 판매점은 신규 점포 기준으로는 한참 위쪽에 있다.
| 월 로또 판매액 | 동행복권 지급(5.5%) | 부가세 제외 실수령(5%) | 연 실수령 환산 |
|---|---|---|---|
| 1000만 원 | 55만 원 | 50만 원 | 600만 원 |
| 3000만 원 | 165만 원 | 150만 원 | 1800만 원 |
| 5000만 원 | 275만 원 | 250만 원 | 3000만 원 |
| 1억 원 | 550만 원 | 500만 원 | 6000만 원 |
매주 같은 자리에서 같은 거래가 반복된다. 그 흐름이 주는 것은 대박이 아니라 예측 가능성이다. — 출처: Unsplash / David Tri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