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당첨됐다, 그럼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토요일 저녁 8시 35분. 화면에 떨어진 공 여섯 개를 한참 다시 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손에 든 종이 한 장, 동그라미 친 번호 옆에 똑같은 숫자가 늘어서 있는지 확인하는 동안 머릿속에 이미 다음 질문이 떠오른다. "이거 어디로 들고 가야 하지?"
답은 단순하지 않다. 등수마다 받는 곳이 다르다. 시작되는 시점도 다르고, 챙겨야 할 서류도 등수에 따라 달라진다. 게다가 2026년 5월 18일에 동행복권이 로또 6/45 판매 약관을 개정하면서 수령처 표기가 정리됐다. 큰 줄기는 그대로지만, 문구가 깔끔해진 만큼 한 번 짚고 가는 게 좋다.
5등인데 가게에서 그냥 받나요
받는다. 5등 5,000원과 4등 50,000원은 신분증 없이 전국 로또6/45 판매점에서 즉시 지급된다. 1만원짜리를 거슬러주는 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서 한 가지 헷갈리는 게 "그럼 즉석복권만 파는 가게에서도 되나"이다. 약관이 명시한 건 "로또6/45 판매점"이거든요. 동행복권 매장 표시가 걸려 있고 평소에 로또를 산 가게라면 거의 문제없다. 즉석복권 가판대나 연금복권만 취급하는 곳은 다르다.
가게에서 거절당할 일은 없을까. 한 가지 예외가 약관에 있다. 한 장의 티켓에 2게임 이상이 동시에 당첨됐고 그중 최상위가 3등 이상이라면, 판매점에서 지급하지 않는다. 4·5등이 묻어 있어도 NH농협은행으로 가야 한다는 뜻이다. "이건 저희가 못 드려요"라는 안내를 받으면 가게에 따질 일이 아니다. 다음 단계로 가라는 신호다.
2·3등은 농협 어디로 가야 하나
NH농협은행 전국지점이다. 여기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착오가 "동네 농협 가면 되나요"인데, 답은 "아니오"다. 정확히 NH농협은행 간판이 걸린 지점이어야 한다. "OO농협"이라고만 적힌 지역농협(단위농협)은 복권 당첨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출발 전에 간판을 한 번 더 확인하자.
가져갈 것은 세 가지. 당첨된 복권 원본, 본인 신분증(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여권), 1억원 이상이면 입금받을 통장 사본이다. 복권은 분실하면 재발급이 불가능하니, 가는 길에 봉투에 넣어두는 정도의 조심성은 들이자.
1등은 정말 본점까지 가야 하나
가야 한다. NH농협은행 본점은 서울특별시 중구에 있다. "왜 일반 지점에선 안 되지?" 싶지만 약관이 그렇게 정해놓았다. 한 회차에 한두 명이 받는 금액 자체가 크고, 본인 확인과 사후 절차가 본점에서 일괄 처리되는 구조라서 그렇다.
가기 전에 한 가지만 챙기자. 복권 뒷면에 본인 이름을 적고 서명해두는 것이다. 복권은 무기명 증서라 소지자에게 지급된다. 분실하면 끝이고, 도난을 당해도 되찾기가 사실상 어렵다. 서명이 있다고 법적으로 100% 안전한 건 아니지만, 분쟁이 생겼을 때 소유권을 주장할 근거 하나는 마련해두는 셈이다.
기한은 1년, 그런데 언제부터의 1년인가
지급개시일부터 1년이다. 약관 표현으로 "지급개시일은 추첨일 다음 영업일". 토요일에 추첨했으니 보통은 월요일이 그날이다.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그다음 영업일로 밀린다. 추석이나 설 연휴 직후가 살짝 헷갈리는 구간이다.
다만 4·5등은 예외다. 약관에 "4등, 5등에 한해서는 추첨일의 다음 날이 영업일이 아닌 경우에도 판매점에서 당첨금 지급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즉 농협을 거쳐야 하는 1·2·3등만 영업일 기준으로 밀리고, 판매점에서 받는 4·5등은 일요일이든 공휴일이든 다음 날 바로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1년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 청구권이 소멸한다.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고, 그 돈은 복권기금으로 귀속된다. 매년 미수령으로 사라지는 당첨금이 500억 원대다. 5등 5천원 한 장이야 잊어버릴 만하지만, 그 안에 4등·3등이, 가끔은 1등도 잠들어 있다.
인터넷으로 산 건요
모바일·인터넷 구매라면 좀 더 편한 길이 열려 있다. 200만원 이하의 3·4·5등 당첨금은 추첨일 다음날 오전 6시부터 동행복권 사이트의 예치금 계좌로 자동 지급된다. 따로 어디 갈 일이 없다. 출금 신청만 하면 본인 명의 계좌로 빠진다.